Daily Life/일상

넷플릭스 영화 추천 '퍼레이드' - 사후 세계와 이별을 다루는 가장 아름다운 방식 (조명가게 비교)

kang2oon 2025. 12. 1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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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영화 <퍼레이드(Parade)>는 사후 세계를 독창적인 감성으로 풀어내며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특히 저는 작품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디즈니 플러스의 <조명가게>가 떠올랐는데요. 두 작품 모두 ‘사후 세계’를 따뜻하고 감성적인 톤으로 표현했다는 점, 그리고 조명(빛)을 상징적 요소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묘한 공통점을 보여줍니다.

오늘은 죽은 자들이 머무는 곳, 그리고 그곳을 비추는 아련한 빛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퍼레이드>를 <조명가게>와 비교하며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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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퍼레이드> 간단 정보

  • 제목: 퍼레이드 (The Parades)
  • 공개: 넷플릭스 오리지널
  • 감독: 후지이 미치히토 (<남은 인생 10년> 감독)
  • 출연: 나가사와 마사미, 사카구치 켄타로, 릴리 프랭키 외
  • 관람 포인트: 사후 세계관, 감성적 비주얼, 잔잔한 위로와 자기 치유의 메시지

 

이곳은, 남겨진 이들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머무는 곳입니다.

 

재난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목숨을 잃은 주인공 미나코(나가사와 마사미). 그녀는 눈을 떴을 때 자신이 익숙하지만 낯선 해변에 와있음을 깨닫습니다. 혼란스러워하는 그녀 앞에 나타난 것은 기묘한 분위기의 사람들. 그들은 모두 '이승에 미련이 남아 떠나지 못한 망자'들이었습니다.

이들은 한 달에 한 번, 초달이 뜨는 밤이 되면 만나고 싶은 사람을 찾아 떠나는 '퍼레이드'를 엽니다. 영화는 미나코가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이 퍼레이드에 합류하며 각자의 사연을 가진 영혼들과 함께 치유해가는 과정을 그립니다.

 

🌈 영화 <퍼레이드>의 세계관 – 사후 세계를 ‘걷는 공간’으로 풀어내다

<퍼레이드>는 죽음 이후의 세계를 단순히 ‘하늘나라’나 ‘지옥’ 같은 뻔한 구조로 설정하지 않습니다.
대신, 죽은 이들이 ‘정리되지 않은 마음’을 안고 잠시 머무는 공간을 제시합니다.

이곳은 현실의 도시와 비슷하지만, 사람이 살지 않는 듯한 정적, 빛이 비치는 방향, 색감 등이 미묘하게 달라 “낯설지만 따뜻한 세계”로 그려집니다.

이 세계에서 가장 특징적인 요소는 ‘길과 행렬(퍼레이드)’입니다.
영화의 이름처럼, 사후 세계의 영혼들이 각자의 미련을 지닌 채 이 세계를 돌아다니며 ‘자신만의 퍼레이드’를 진행합니다.
이러한 연출은 삶과 죽음이 단절이 아니라, 어디론가 향하는 여정이라는 철학적 메시지를 담아냅니다.

 

💫 간단한 줄거리 – 남겨진 마음을 따라 걷는 여정

주인공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죽음을 맞이한 후, 눈을 뜨면 ‘이 세계’에 와 있습니다.
그는 왜 여기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지 못한 채 “자신에게 남은 미련이 무엇인지” 찾아갑니다.

이 여정에서 여러 영혼들을 만나게 되는데,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이들과 함께 걷는 과정에서 자신의 삶을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관찰자 시점이 됩니다.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퍼레이드의 의미는 단순한 행렬이 아니라, “내가 살아온 삶의 흔적을 스스로 보내주는 의식”이라는 메시지로 확장됩니다.

전체적으로 과한 드라마적 충격보다는 잔잔하게 감정을 건드리는 일본식 감성의 깊은 울림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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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명가게>와의 유사성 – 빛으로 말하는 사후 세계

영화를 보는 내내 디즈니+ <조명가게>가 겹쳐 보였습니다. 단순히 '사후 세계'를 다룬다는 소재의 공통점을 넘어, 연출과 분위기에서 놀라운 유사성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① 삶과 죽음의 경계, '중간 지대'의 미학 <조명가게>에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미스터리한 가게가 있다면, <퍼레이드>에는 망자들이 모여 사는 폐허가 된 유원지가 있습니다. 두 작품 모두 이승도 저승도 아닌 '중간 지대'를 배경으로 하며, 이곳은 공포스러운 공간이 아닌 따뜻하고 아련한 안식처로 그려집니다.

② 빛(Lighting)을 활용한 감정선 제가 가장 비슷하다고 느꼈던 부분은 바로 '조명'의 활용입니다.

  • 조명가게: 생명을 상징하는 전구의 불빛이 영혼들을 이끌고 위로합니다.
  • 퍼레이드: 푸르스름한 새벽의 차가운 톤(죽음)과 대비되는 축제와 텐트의 따뜻한 앰버 컬러 조명(기억, 사랑)이 망자들의 얼굴을 비춥니다.

두 작품 모두 어둠 속에 홀로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나를 위해 불을 밝혀주고 있다"는 위로의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완벽하게 구현해 냈습니다.

③ 남겨진 자와 떠나는 자의 '미련' <조명가게>의 손님들이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가게를 찾듯, <퍼레이드>의 인물들도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보고 싶다"는 미련 때문에 이곳에 머뭅니다. 하지만 그 미련은 집착이 아닌,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기 위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준비'임이 드러나며 눈물샘을 자극합니다.

 

📝 개인적인 감상평 – ‘보내는 행위’가 주는 울림

<퍼레이드>는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죽음이라는 소재를 '축제'라는 이름으로 풀어냅니다. 영화 <코코>가 멕시코의 화려한 사후 세계를 그렸다면, <퍼레이드>는 일본 영화 특유의 정적이고 서정적인 감수성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특히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 특유의 영상미가 압권입니다. 필름 카메라로 찍은 듯한 질감과 빛바랜 듯한 색감은 우리가 잊고 지냈던 소중한 기억들을 끄집어내는 듯합니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기억 속에서 영원히 이어지는 행렬이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슬픔보다는 묘한 안도감이 듭니다.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가 세상을 떠났을 때, 그저 차가운 어둠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저렇게 따뜻한 곳에서 서로를 위로하며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은 희망 때문일 겁니다.

<조명가게>를 보며 가슴 먹먹한 감동을 느꼈던 분들이라면, 넷플릭스 <퍼레이드> 또한 인생 영화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다가오는 주말, 손수건 하나를 준비하고 이 아름다운 행렬에 동참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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